(장편소설) 하수구 막힘 역류를 뚫는 남자
제4화 – 의정부에서의 시작, 선택의 갈림길
아침부터 의정부의 하늘은 잿빛이었다.
작은 원룸 창문으로 흐린 햇살이 들어왔지만, 방 안은 여전히 칙칙했다.
나는 낡은 작업복을 챙겨 입고 거울을 봤다.
거기엔 피곤한 얼굴과 아직 가시지 않은 부스스한 머리가 비쳤다.
‘이렇게 계속 살아도 괜찮을까?’
의정부에서 나는 하루 벌어 하루를 사는 사람이었다.
어제도, 그제도, 그 전날도 마찬가지였다.
새벽부터 현장을 돌고, 막힌 하수구를 뚫으며 돈을 벌었다.
그 돈으로 방세를 내고, 끼니를 때우고, 다음 날을 준비했다.
미래라는 건 없었다.
휴대폰을 확인했다.
오늘도 의뢰는 몇 건 들어와 있었다.
하지만 그중 하나가 눈에 띄었다.
“급한 일입니다! 화장실 배관이 완전히 터졌어요. 물이 넘쳐요!”
의뢰인은 한 작은 공장의 관리인이었다.
위치는 의정부 외곽. 보수를 떠나 이건 꼭 가야 하는 일이었다.
나는 작업 가방을 챙기고 밖으로 나섰다.
의정부의 좁은 골목길을 지나 도착한 공장은 허름했다.
공장 안에서는 다급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사장님! 여기요! 화장실이 완전히 침수됐어요!”
안으로 들어가 보니, 바닥에는 하수구에서 역류한 물이 가득 차 있었다.
악취가 코를 찔렀다.
문제는 단순한 막힘이 아니라 배관이 터지면서 오물이 역류하고 있었다는 거였다.
‘이건 혼자서는 해결하기 어렵겠는데…’
하지만 포기할 순 없었다.
나는 장갑을 끼고 작업을 시작했다.
먼저 물을 퍼내고, 배관 내부를 살폈다.
오래된 배관이었고, 여러 군데 금이 가 있었다.
단순한 청소로 해결될 문제가 아니었다.
공장 관리인이 다급하게 물었다.
“어떻게 해야 하나요? 오늘 안에 안 되면, 공장 운영이 어려워져요.”
나는 한숨을 내쉬었다.
이건 배관 교체까지 해야 했다.
단순한 막힘 해결이 아니라, 배관을 새로 설치하는 수준의 작업이 필요했다.
하지만 문제는 돈이었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이건 큰 공사가 필요합니다. 비용도 꽤 나올 겁니다.”
관리인은 얼굴이 어두워졌다.
“그런 돈이 없어요… 어떻게든 응급조치라도 안 될까요?”
나는 고민했다.
이대로 손 놓고 돌아설 것인가, 아니면 어떻게든 해결해볼 것인가.
머릿속에서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졌다.
‘나는 그냥 막힌 하수구만 뚫는 사람이 될 것인가? 아니면 진짜 문제를 해결하는 전문가가 될 것인가?’
결국, 나는 결정을 내렸다.
“좋습니다. 응급조치를 하고, 나중에 제대로 공사를 하는 걸로 하죠. 최대한 비용 부담을 줄일 수 있도록 방법을 찾아보겠습니다.”
나는 주머니에서 공업용 테이프와 임시 배관 연결 부속을 꺼냈다.
완벽한 해결책은 아니었지만, 오늘 하루를 버틸 수 있게 해 줄 응급조치였다.
작업을 마친 후, 공장 관리인은 깊이 감사하며 손을 내밀었다.
“정말 감사합니다. 이런 사람은 처음 봤어요.”
그날, 나는 깨달았다.
단순히 하수구를 뚫는 게 아니라 사람들의 문제를 해결하는 것,
그것이야말로 진짜 전문가의 길이라는 것을.
그리고 이 일이 내 삶을 완전히 바꿀 수도 있겠다는 희미한 확신이 들었다.
나는 의정부에서 이렇게 시작했다.
그리고 이것이 앞으로 더 큰 무언가로 이어질 거라는 예감이 들었다.
(장편소설) 하수구 막힘 역류를 뚫는 남자 (제4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