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수구와의 전쟁
아침 7시, 휴대폰 알람이 울리기도 전에 전화벨이 먼저 울린다.
“사장님! 화장실 하수구가 막혀서 물이 안내려가요! 냄새도 심해요!”
하수구 막힘의 긴급 구조 요청. 익숙한 일이다. 잠도 덜 깬 채 주소를 받아 적고, 공구 가방을 챙긴다. 고압세척기, 배관 내시경, 그리고 장갑까지. 오늘도 배관과의 전쟁이 시작된다.
도착한 곳은 오래된 주택가. 현관문을 열자마자 코를 찌르는 악취가 밀려온다. ‘이번엔 만만치 않겠군.’ 직감적으로 느낀다.
화장실 바닥에는 이미 물이 고여 있고, 변기와 하수구 주변이 축축하게 젖어 있다. “언제부터 이런가요?”
“어제 밤부터요. 처음엔 물이 좀 천천히 내려가더니, 아예 안내려가네요.”
변기 뒤쪽 배관을 살펴보니, 단순한 머리카락 막힘이 아니다. 깊은 곳에서 문제가 발생한 듯하다. 내시경을 넣어 확인해 보니, 배관 속에는 뒤엉킨 휴지와 미처 내려가지 못한 기름 찌꺼기가 쌓여 있었다. 가끔 이런 경우를 본다. ‘이건 고압세척기 없이는 힘들겠는데.’
장갑을 끼고, 고압세척기를 준비한다. 강한 수압으로 물을 쏘아 올리자 배관 속 이물질들이 하나둘 씻겨 내려가기 시작한다. 몇 번이고 압력을 조정하며 세척을 반복하다 보니, 어느 순간 ‘콸콸콸—’ 물이 뚫리는 소리가 들린다.
“됐다!” 순간의 희열. 변기 물을 내려보니, 시원하게 내려간다. 의뢰인은 안도의 한숨을 쉬며 연신 감사 인사를 한다.
“이거 정기적으로 청소해 주셔야 해요. 기름 같은 거 변기에 버리지 마시고요.”
문을 나서며 오늘의 첫 전투에서 승리했음을 실감한다. 하지만 하루는 길다. 휴대폰을 확인하니 또 다른 하수구 구조 요청이 도착해 있다.
오늘도 나는 하수구와의 전쟁을 계속한다.
전화: 010-2277-7727
이메일: jns0609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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